719화. 처형장

719화. 처형장

“근원까지는 얼마나 더 남았지?”

로티가 아키마를 향해 물었다.

아키마가 주머니 안에서 그 동전을 꺼내자, 녹색 빛이 그녀의 시야 전체를 뒤덮었다. 천장부터 발아래까지 수많은 비취색 점들이 활발하게 돌아다니며, 온 유적의 윤곽을 따라 흩어져 있었다.

원래는 그 끝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어두웠던 이곳이 아키마의 눈에는 점점 더 또렷하게 변하고 있었다, 그 빛 덕분에 그녀는 벽돌의 모양 하나하나까지 살필 수 있었다.

사방의 벽에는 형상이 기이하고 색채가 다양한 벽화가 가득 그려져 있었지만, 아키마는 그 그림이 나타내는 장면을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림에서 느껴지는 혼란함과 광기를 통해 그녀는 이 그림을 그린 것이 절대 인간이 아니리라고 확신했다.

벽화의 아래쪽에는 수백 개의 철창이 주르륵 늘어서 있고, 그 안에는 백골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그 안에 갇혔는지, 그리고 절망적으로 죽음을 맞이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