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9화. 내가 지켜줄게
젤로가 산산이 부서진 유리창 속에서 일어났을 때, 그녀의 몸은 상처로 가득 뒤덮여 있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예쁘게 반짝이던 차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차의 골조는 거의 팝콘처럼 구겨져 있었고 차체는 절반으로 압축되어 있었다.
노란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기름이 바닥으로부터 흘러나와 코를 찌를 듯 강한 냄새를 풍겼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끔찍한 사고였다. 자연의 힘이 지켜주지 않았다면, 젤로는 이미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뭉개졌을 것이다.
젤로는 이를 악물고 몰려오는 고통을 참으며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 위는 이미 엉망이 되어 있었다. 사방으로 튄 자동차의 부품이 도처에 널려 있었고, 쓰러진 트럭이 도로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