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4화. 요람

974화. 요람

수백 걸음 정도를 걸어가자, 주위의 경관은 천천히 변하기 시작했다. 풀밭에는 여러 개의 비석이 서 있었고, 그 수는 갈수록 많아졌다.

누군가의 손길이 가득 느껴지는 그 비석의 모습을 통해 통해 헤이크조드는 이곳이 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땅이 아님을 확신했다.

말없이 몇 개의 비석을 조사하던 헤이크조드는 그 위에 새겨진 것이 여태 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문자임을 깨달았다.

“안녕.”

그때, 불쑥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공의 주인은 온몸의 털이 쭈뼛 곤두서는 것을 느끼며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놀랍게도…….

그의 동족이었다.

겉모습으로 볼 때는 적어도 고급 승급자인 듯 보였다. 원생체와 초승체에게서 볼 수 있는 조악함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상대의 진화도는 상당히 높아 보였으며, 손가락과 머리카락도 똑똑히 구별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