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9화. 먼지로 뒤덮인 수수께끼

609화. 먼지로 뒤덮인 수수께끼

어둠 속에서 로렌은 자신을 붙잡는 두 개의 손을 느꼈다.

아멜리아가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지?”

“이 인장이 생성하는 환상은 직접 눈에 작용해.”

설명을 시작한 사람은 아가사였다.

“표면상으로는 다들 시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현실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아. 우리는 아까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어.”

“보고 싶지 않으면 뒤로 물러나서, 인장의 효력 범위 밖으로 벗어나면 돼.”

이사벨라가 덧붙였다.

그녀들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은 점차 사라지고, 투명한 유리로 된 돔형 천장과 대리석 바닥, 그리고 넓은 회의용 원탁이 나타났다.

잠시 후 연합회 제복을 입은 마녀도 모습을 드러냈다. 화염처럼 붉은 긴 머리카락을 가진 메테오의 여왕이었다. 분명 4백 년도 더 지난 과거의 모습이었지만 모든 사람들의 모습은 살아있는 듯 생생했고, 원탁 위에 놓인 찻잔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