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화. 보복과 보상

625화. 보복과 보상

“흐흠.”

틸리가 고개를 돌린 채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일단은 됐어. 나중에 이번 출정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할 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내가 똑똑히 짚어줄게. 우선 씻고 와. 몸에서 냄새가 나서 못 견디겠다.”

“알았어요.”

애쉬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씻으러 가는 애쉬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틸리가 오른손을 펼쳤다.

반지에 박혀 있던 악마의 돌이 박힌 곳은 이미 완전히 아물어 있었고, 흉터도 남지 않았다.

걱정했던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자신이 너무 많은 생각을 했을 뿐인 것 같다고, 틸리는 생각했다.

* * *

아주 길고도 긴 잠에서 깨어난 루가는 온 몸이 가뿐해진 것을 느꼈다. 마치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현기증과 두통도 씻은 듯 사라지고 없었다.

아, 나나 파이언이 돌아왔지⋯⋯. 그녀는 자신이 잠이 들기 전의 상황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 귀여운 소녀는 오는 내내 제대로 쉬지도 못했을 것이 분명했음에도 헐레벌떡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와서는 자신을 보자마자 ‘안심하고 자, 일어나고 나면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있을 거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