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화. 전쟁 선언
카터는 폐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메이의 눈에 잘 들기 위해 그는 색색의 리본과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깃털처럼 가벼웠던 그 장식들이 이제는 태산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특히나 바람이 불어올 때면 망토를 비롯한 장식들이 자신의 두 어깨를 세게 짓누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러나 이 장식들을 떼어버릴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메이가 직접 그를 위해 만들어준 것이기 때문이었다.
카터는 이 장식들을 모두 단 채 필립을 제치고, 결승점에 들어서고 싶었다.
비록 메이는 그에게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지만, 극단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알고 있던 그였다.
로렌 전하께서 아직 서쪽 경계에 입성하기 전, 필립은 포트 요새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고 했다. 당시 그 아침 햇살과 서쪽 경계의 별은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는 아름다운 한 쌍이었으며, 그 둘이 당연히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메이는 일찍이 필립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지만, 필립이 좋아했던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극단의 신입 배우 아이린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