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화. 이상주의자 (1)

620화. 이상주의자 (1)

제1군에게 긴급 행군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들은 약탈을 목적으로 한 전쟁을 치르러 온 것이 아니었기에 철수 준비도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었다. 로렌이 먼저 떠난다고 해도, 이들이 문제를 일으킬 것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헤르메스 신성 도시와 구 신성 도시의 물자 및 인원의 운송은 새로 성립된 북쪽 지역의 2급 시청, 그리고 칸트 공작이 공동으로 담당하게 되었다.

이사벨라 역시 그 곳에 남아 운송 작업을 돕기로 했다. 그녀와 「새로운 수녀 위원회」가 안정적으로 버티고 있는데다가, 북쪽 지역 주둔군의 호위까지 있다면 교회의 잔당들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헤르메스 고원은 이미 크렘의 일부분으로 귀속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크렘으로 귀속된 신성 도시의 역사는 ‘대주교의 권력 탐욕’, ‘동맹 약속의 파기’, ‘마녀가 받은 재난’, ‘진정한 적인 악마’ 등의 단어로 서술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