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7화. 압박
아마도 수십일 째 되는 날이었다.
“어째서지.”
카프라다비에게 더 이상 이전과 같은 기세는 없었다. 그는 마력의 검을 앞쪽으로 쳐든 채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조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통이 두렵지 않은 것이냐!”
“4백 년 전의 전쟁이 내게 고통을 익숙하게 만들었다면, 그 후 4백 년 동안의 시간은 내게서 그 고통을 잊게 만들었지. 평생 함께할 것 같았던 것을 잃었다가 다시 찾았는데, 그것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조이가 입꼬리를 씩 말아 올리며 말했다.
“사실 너한테는 감사할 정도야. 로렌 전하께서 결코 주실 수 없는 경험을, 너한테서 얻을 수 있었거든.”
“이 정신 나간……!”
“수백 년에 비하면 너랑 함께했던 며칠은 지극히 짧은 시간이야. 난 아직 백 년은 더 싸울 수 있다고. 자, 이제 네가 내게 즐거움을 줄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