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화. 침투

890화. 침투

저녁, 꿈속 세상에 들어간 로렌은 일단 젤로를 학교에 보낸 뒤, 차를 몰아 도시의 남쪽 교외구역에 자리한 삼엽 그룹의 공사장으로 향했다.

가더는 자신이 약속했던 것에 대해서는 곧바로 시행에 옮기는 시원시원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는 공장의 관리를 로렌에게 맡겼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리모델링까지 해주었는데, 녹이 슨 철로 된 벽면과 기둥을 새로 칠하고 사무 설비를 새것으로 교환해주는 등,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주었다.

만약 아파트 재개발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그와 조금 더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았다.

주차를 마친 로렌은 공장 바깥의 공터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라면 아무도 없었을 그곳에는 이미 적지 않은 직원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동시에 그는 묵직하고 먹먹한 ‘쿵’ 소리와 기계음을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