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화. 아스림 섬에 부치는 편지

567화. 아스림 섬에 부치는 편지

“막 너에 관련된 부분을 쓰고 있었어. 볼래?”

“아뇨.”

애쉬가 틸리의 어깨를 주무르며 속삭이듯 말했다.

“전 오늘 저녁 준비를 하러 가야하거든요.”

“그럼 가봐. 기대하고 있을게.”

마녀들은 보통 성의 응접실에 모여 로렌과 함께 식사를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침실에 딸린 작은 부엌을 쓰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몇 달 만에 돌아온 애쉬는 틸리와 단둘이서 저녁 식사를 하기를 원했고, 틸리도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 오늘을 위해 애쉬는 남쪽 끝에서 몰래 신비한 조미료를 가져왔다고 했다.

틸리는 애쉬가 가져다준 랜덤 주스를 한 모금 마시며 편지를 이어나갔다.

「환담은 충분히 했으니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로렌과 봄이 되면 이주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어. 지금은 이미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고. 내 생각에는 변화가 없어. 모든 것은 예상했던 대로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완벽해. 그러니까 이제 계획대로 움직여야 해. 난 네가 이미 충분한 준비를 해두었을 것이라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