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1화. 먼 곳에서 온 마녀 (1)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루가는 가장 높이 솟은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갔다.
그 기이한 소리는 타키라 유적 방향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다음 순간, 나무 꼭대기에 선 루가의 눈이 두 배는 커다래졌다.
저 끝에서 빽빽하게 몰려든 악마들이 마치 검은 물결처럼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고, 그 위쪽 상공에서는 백 여 마리의 비행 괴수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믿을 수 없는 것은 악마들의 무리 중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대한 괴물들이 몇몇 섞여들어 유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들의 몸집은 집 열채를 쌓아놓은 것만큼 거대했으며, 누구든 그 괴물에게 덤비지 못할 것 같았다. 심지어 저항하려는 마음조차 꺾일 것만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 온 뒤의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렀다. 이따금씩 흰 구름이 드문드문 떠있어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