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2화. 크렘의 왕 (1)

702화. 크렘의 왕 (1)

같은 시각, 글로우 성.

정오의 종소리를 들은 호포드 퀸은 손에 들고 있던 깃펜을 내려놓고 못 참겠다는 듯 서남쪽을 바라보았다.

로렌의 대관식에 관한 소식은 크렘 뿐 아니라, 글로리아에도 적지 않게 퍼져 있었다.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별일이 없는 한 지금쯤 그 젊은 국왕은 왕관을 쓰고 진정한 왕으로 거듭났을 터였다.

모든 일이 너무나 빨리 이루어졌다.

호포드는 새삼 로렌의 대단함을 실감했다. 자신의 딸 안드리아보다도 어린 사내가 일국의 국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경 너머까지 그 영향력을 떨치다니……. 실로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모아 왕실과의 전쟁을 치른 이후, 글로리아 수도의 귀족들 중 로렌 윔블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처음에는 지하 상인 협회에서만 돌던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왕자에 관한 소문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마치 들불처럼 빠르게 확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