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1화. 공성전
잠시 후, 홀 밖에서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나리, 분부하실 일이라도?”
“잘 기록해두도록. 왕을 시해한 로렘 윔블던의 마수가 오늘 정식으로 골든그레인까지 뻗쳤다. 동쪽 경계의 수호자이며 골든그레인의 공작인 나 윌리엄 보그는 선왕의 이름으로 목숨을 걸고, 그들을 막으려 한다. 또한 그의 수석 기사 켈리나 빈 역시 의심할 바 없는 용기와 충성심으로 그와 동행할 것이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윌리엄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물론⋯⋯. 이 기록이 너무 주관적인 것 같거든 마지막 말은 쓰지 않아도 좋다.”
베이얼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하고 다니는 목탄으로 공작의 말을 빠르게 적어 내려갔다.
“그 말까지 기록해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나리. 이 세상에 완전히 객관적인 기록이란 없으니까요. 저는 골든그레인의 서기관이니 약간 편향된 시선을 보인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쪽이 조금 더 객관적일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