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8화. 장미라는 이름
로렌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한기가 온몸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든 로렌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빠르게 연회장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연회장 안은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자 쿵쾅쿵쾅 뛰던 심장박동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약속이라⋯⋯. 다른 것일 리가 없었다. 이 말을 전한 사람은 분명 책 속에 그 쪽지를 남겨둔 그 사람이겠지.
「장미 카페, 302호.」
누군가가 그를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는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은 이미 자연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일이었다.
격투사는 마녀가 아니었으며 마녀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다채로운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지도 못했다.
각성자들은 더 강한 힘, 빠른 속도, 그리고 민감한 감각들을 가졌으며, 일정 정도까지 수련하면 회오리바람을 방출하여 법술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는 있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전투와 관련된 능력에 국한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