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화. 중첩된 막
지하문명에서 연구하던 자료에 따르면 붉은 달은 마력 전환의 중요한 조건이며, 꿈속 세상이 존재할 수 있는 기초였다.
그것은 배후에 숨어 있는 배경과 같은 존재였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배경 위에서만 존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존재가 꿈속 세상을 삼키려고 한다면, 굳이 원래의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는 것일까?
크렘 왕국에서 마녀가 붉은 달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그쪽이 현실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쪽은 그와 젤로의 기억으로 구성된 영역이었다.
이전에 했던 추측이 틀린 것일까? 그렇다면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로렌은 순간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어때, 이제 좀 믿겠어?”
가르시아가 그를 흘겨보며 물었다.
“저건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존재야.”
“난 처음부터 널 의심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