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3화. 악인

593화. 악인

짙은 초연이 깔린 길을 지나, 테브 일행은 도시 광장 중앙에 이르렀다.

이곳은 이미 제1군에 의해 층층이 포위된 상태였다. 살아있는 모든 귀족들도 이곳에 모여 투항 후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의기소침한 그들을 둘러보던 그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한 귀족이 일어나 말했다.

“난 시프만의 영주 카신 백작이다. 로렌 전하는 어디 계시지?”

골든그레인의 주변에는 강이 많아 만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이 많았다. 테브는 시프만이 골든그레인과 리즈 마을 사이에 있는 넓은 지역이라는 것을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영지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민들의 추앙과 두려움이 깃든 눈빛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을 터였다.

“전하께서는 동쪽 경계의 일을 돌볼 여유가 없다. 이곳의 처리는 전적으로 내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