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3화. 땅 속에서
윈터리스, 제3변방성.
틸리는 마력의 핵 앞을 지키고 선 채 마력의 핵의 모든 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쪽빛 바닷물처럼 그 안에서 맴돌고 있는 마력은 겉을 두르고 있는 뼈대를 일정한 박자에 맞춰 확장시키고 수축시켰다. 마치 마력의 핵이 숨을 쉬는 것처럼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각뿔 모양의 중앙에서는 노란색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잘 세공해낸 보석처럼 구슬 모양을 하고 있는 그 빛은 틸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구슬 모양의 빛이 반짝이는 것은 오색찬란한 악마의 돌이 안전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너무 지쳤다면 좀 쉬어도 돼.」
머릿속에서 파이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와 동시에 뒤쪽에서는 바스락거리는 마찰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무슨 소식이 있거든 제일 먼저 부를게.」
고개를 돌린 틸리는 거대한 혹 덩어리가 머리 위쪽에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초의 운반체로 전환된 고급 단계 마녀들의 모습은 얼핏 보기에는 모두 똑같았지만, 그녀들과 가까이 지내며 틸리는 조금씩 그들을 분간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