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화. 끔찍한 기억

660화. 끔찍한 기억

어디선가 나팔 소리가 들려오자, 모든 악마들이 입을 다물었고, 구멍 바닥의 붉은 안개가 더욱 빠르게 요동쳤다. 곧이어 원래는 결정 형태였던 호수의 수면이 끓어오르는 용암처럼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나팔 소리가 들려옴에 따라 두 마리의 악마가 무리에서 나아가, 길고 가느다란 돌다리 위에 발을 내디뎠다.

그들 중 하나는 광마였고, 하나는 아가사가 설명했던 지옥귀인 것 같았다.

돌다리 위에 선 광마는 여태껏 로렌이 봤던 모든 광마들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컸지만, 파충류 같은 지옥귀에 비하자면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었다.

잠시 후, 두 악마가 거칠게 서로를 밀치기 시작했다.

주위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악마들은 전혀 놀란 기색 없이 흥분한 표정으로 뜻을 알 수 없는 고함을 내질렀다.

저들은 뭘 하려는 것일까? 결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