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5화. 안나의 계획
기물(奇物) 협회의 회원 열 명을 데리고 온 렉스는 크렘의 국왕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로렌은 그들을 당장 응접실로 들인 뒤, 피오르드에서 온 또 다른 유형의 탐험가들을 마주했다.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시종을 시켜 그들에게 차와 간식을 대접하게 한 로렌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렉스와 그의 일행이 윈터리스를 떠난 지 벌써 세 달이 된 상태였다. 남쪽 끝 지역에서 계속해서 유물을 보내오지 않았다면, 그들에 대해서는 벌써 잊어버렸을지도 몰랐다.
동시에 로렌은 렉스가 데려온 이들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먼 길을 떠나와서 그런지 그들의 낯빛은 상당히 초췌해져 있었다. 피오르드의 모든 사람들이 배를 타는 데 익숙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죄송합니다, 전하.”
렉스가 부끄럽다는 듯 말했다.
“기물협회의 다른 회원들을 불러 모으는 데 꽤 시간이 걸려서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제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전하께서 하사하신 책을 증거로 삼았는데도 여전히 의심하며, 연구 결과를 나누지 않으려 하는 이들이 많더군요. 전하께서 사람을 싣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셨다는 말을 했을 때는 저더러 파한처럼 미쳤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