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6화. 정확한 선택
젠장!
인간들에게 통제를 잃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좀처럼 격해진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었다.
편지의 필체는 분명 악몽 대군 발키리스의 것이었다!
비록 그것을 베껴 쓴 자의 조악한 수준 덕분에 첫눈에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보니 확신할 수 있었다. 편지에는 1천 년 전, 종족의 계몽자들이 흔히 쓰던 단어가 사용되었으며, 인류의 기술체 느낌이 잔뜩 묻어나오고 있었다.
첫 번째 성전이 시작된 이래 여태까지 살아있는 고급 단계의 악마의 수는 한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 그중에서 인류의 억양을 익히고 있는 것은 스카이 학파에 오랫동안 몸을 담고 있었던 악몽밖에 없었다.
발키리스⋯⋯. 아직 자신의 의식을 유지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대체 어떻게? 의식계에 빠져든 지, 오늘로 벌써 몇 개월이 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