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화. 성장
“미안하군.”
로렌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방금 막 돌아왔는데, 그보다 더 먼 곳으로 보내다니⋯⋯.”
“전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라이튼은 눈길을 옆으로 돌리며 더욱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악마에 대항하다 희생당한 사람들에 비하면, 애쉬 언니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닌걸요.”
하지만 그녀는 이내 다시 굳건한 표정을 되찾았다.
“또 한 번의 새로운 원정이네요, 그렇다면 관례대로, 혹시⋯⋯.”
로렌은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얼른 입을 열었다.
“물론이지.”
뒤이어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탁자 뒤쪽에서 걸어 나왔다.
라이튼은 팔을 벌렸다가 잔뜩 더러워진 자신의 소매를 보더니 얼른 두 팔을 뒤로 감추며 말했다.
“아, 괘, 괜찮아요. 옷부터 빤다는 걸 잊어버렸네요. 몸에서 나는 냄새도 끔찍하고요. 일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