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화. 파열
“이건 말도 안 돼…….”
피비린내 정복자는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도끼를 꽉 쥔 채 소리쳤다.
신이 만든 신의 구체적인 상황은 볼 수가 없었지만, 구름을 뚫고 솟구치는 붉은 폭풍이나 계속해서 들려오는 폭발음을 통해 상황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종족 중 가장 일찍 승급한 대군 중 한 명인 그로서도 인공적인 ‘불비’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것 중 블랙스톤 구역에 이렇게 거대한 굉음과 화염을 낼 수 있는 것은 자연적인 재난뿐이었다.
고급 승급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마력 파동이 밀려들었을 때, 가장 끔찍한 예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셀 수 없이 많은 여파는 망치가 되어 그의 마음을 때렸다. 이런 명확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왕밖에 없었다.
만약 왕을 죽이려고 한다면 일단 신이 만든 신을 함락해야 했다. 이는 동시에 수천에 달하는 초승체와 십만이 넘는 원생체,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공생체와 싸워 이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피비린내 정복자는 인간들이 대체 어떻게 그 일을 해냈는지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