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5화. 병문안
“하암⋯⋯.”
로렌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봉고차를 몰아 2번 순환 고가 도로에 올랐다.
힘주어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지만 엔진에서는 콰르릉, 하는 요란한 소리만 날 뿐이었다. 주위의 다른 차들은 계속해서 로렌의 봉고차를 추월해 훌쩍 앞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왜, 잘 못 잤어?”
보조석에 앉은 가르시아가 물었다.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번 로렌의 집에서 하룻밤 자고 난 뒤부터 그녀의 목소리는 훨씬 부드러워져 있었다.
“오늘은 카페도 쉬는 날이잖아. 오후까지 자려고 했는데, 협회 덕분에 일찍 일어나게 됐지.”
로렌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이주민들에 대한 처리를 마치자마자 강렬한 졸음이 밀려드는 것을 느낀 그는 꿈속 세상의 시간은 현실 세상에 비해 세 배 정도 느리게 간다는 특징을 이용해 부족한 잠을 보충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한다면 시간을 아끼면서도 타키라 마녀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