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화. 불복

696화. 불복

이런 판매 방식은 아주 기이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었다. 금화 40닢을 지불하고 어떤 물건 하나를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대상인이나 제법 이름난 귀족이어야 할 터였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그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부와 실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빅토르를 자극한 것은 그런 허영심이 아니라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빅토르는 두말하지 않고, 몸을 일으키며 이리 가죽 외투를 걸쳤다.

“나리? 왜 그러십니까?”

델리의 질문에 빅토르는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마냥 황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며 말했다.

“예매는 어디에서 하지? 그곳으로 날 안내해, 당장!”

* * *

《이리소녀전》의 촬영은 이미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있었다.

언니 공주가 악마 영주에게 대적하는 왕궁에서의 마지막 전투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로렌은 성의 1층을 전부 내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