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화. 감사한 사람
죽은 사람들을 대신해 새로운 신관들이 대거 임명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한 번도 위기를 겪어보지 못했던 탓일까?
그들은 상황을 타개하기는커녕 비상식량을 낭비하며 멸망을 더욱 앞당겼고, 참다못한 일부 수녀들은 몰래 식량을 빼돌려 굶고 있는 수도원 내의 고아들을 보살폈다.
하지만 아무리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아껴도 빈손에서 먹을 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창고의 식량은 날이 갈수록 적어졌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신관은 수녀들의 ‘배신’을 눈치챘다.
여느 때처럼 식량을 빼돌리다 신관에게 들킨 두 수녀는 그 자리에서 잡혀 죽임을 당했고,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수녀들은 더욱 큰 불안감에 시달렸다.
이에 수녀들의 지도자는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어느 날 밤 반격을 시도했다. 향락에 취해있던 신관은 방비를 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수적으로 우세한 고아들에 붙잡혀 일망타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