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화. 마지막 기한

1026화. 마지막 기한

“동료들에 대해 걱정할 것 없다. 그들은 그저 다른 곳으로 갔을 뿐이니까.”

신의 사자가 로렌의 생각을 꿰뚫어 본 듯 묻기도 전에 말했다.

“다른 곳?”

“그래, 이것도 내 능력 중 하나다. 환상을 만들어내고, 착각을 일으켜서 의식체가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에 스스로 멸망을 향해 걸어가게 만들지.”

입실론이 설명했다.

“물론 정말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들을 다른 갈림길로 보냈을 뿐이지. 지금 그들은 너와 더불어 앞을 막은 강력한 악에 물든 자들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

“나한테 그들이 안전하다고 알려주고 싶은 건가?”

로렌의 질문에 입실론은 놀랍게도 고개를 끄덕였다.

“뿐만 아니라 난 이미 네 동료들을 위해 훌륭한 결말까지 마련해뒀지. 악에 물든 자들과 신의 사자가 물러나고, 이상 현상과 침식도 사라지는 결말 말이야. 그들은 거친 전투로 매우 지치게 되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무너진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