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화. 관을 보지 못하면 눈물이 나지 않다
사릉무사가 말했다.
“본궁이 네게 패배를 인정하게 해 주지.”
그가 손을 뻗어 옆에 있던 눈처럼 하얀 짐승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물었다.
“걸승, 네가 말해 봐. 본궁과 눈앞에 있는 저 사람 중에 누가 진짜 성자지?”
걸승이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사릉무사를 바라보며 입을 열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영서가 입을 열었다.
“걸승, 네가 가장 좋아하는 설화떡을 먹고 싶다면 솔직히 말해야 해.”
사릉무사는 미소 지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걸승이 발을 쭉 뻗어 사릉무사의 소매를 붙잡고 말했다.
“성자! 성자!”
군침을 꿀꺽 삼키는 걸승의 표정은 아주 귀여웠다.
사릉무사가 매화떡 한 조각을 꺼내 그의 입 안으로 던졌다.
설화떡? 그게 어찌 아버지가 만드신 떡보다 맛있겠는가? 걸승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을 선택한 걸 보면 진실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