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화. 일을 주고 백을 받다 (4)

272화. 일을 주고 백을 받다 (4)

방주에 있던 주선과 심구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다가 서로를 마주 바라보았다. 이때 심구의 눈빛에서는 의문이 묻어났다.

주선은 고개를 저으며 전음입밀로 말했다.

「지금 이 방주에 앉아 당염원과 함께인 것만으로도 모용가 사람들은 우리를 미워하게 될 거야. 그러니 손을 쓰든 안 쓰든 결과는 똑같아. 차라리 이참에 한 번씩 때려서 화풀이라도 하는 게 낫지.」

심구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염원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그들은 모용 가문과 적이 될 운명이었다. 지금껏 그들은 줄곧 전투력을 기르며 어두운 곳에 숨어 있었다. 드디어 그 결과물을 보여 줄 기회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움직입시다. 아랫사람들까지 손을 쓰기 시작했는데, 우리 선배들이 용기를 잃어선 안 되지.”

원제민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모용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더없이 싸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