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화. 변신 놀이 (4)

524화. 변신 놀이 (4)

“이제는 내가 부군이고 당신은 부인이니 내가 당신을 총애할 차례예요.”

사릉고홍의 품을 재빨리 벗어난 당염원이 진지하게 말했다.

“하하.”

사릉고홍이 낮게 웃은 다음 그녀의 말을 받았다.

“그럼 원이는 나를 어떻게 총애할 것이오?”

당염원이 부채 같은 속눈썹을 깜빡이다가 그의 등 뒤로 걸어갔다. 그러자 그녀의 손바닥 위에 머리끈 하나가 나타났다. 당염원이 다정하게 그의 머리를 묶으며 말했다.

“고, 아니지. 홍아. 부군, 혹은 원 낭군이라고 불러 보거라.”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오자진이 옆에 있던 나무를 붙들었다. 그러나 그 힘이 너무 셌던 나머지 우지직 소리와 함께 나무껍질이 한 꺼풀 벗겨져 나왔다. 오자진이 일그러진 얼굴로 눈을 부릅뜨고 사릉고홍을 쳐다보았다. 사릉고홍의 얼굴에는 어떠한 분노도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따스한 총애만이 가득했다. 굳이 평소와 다른 점을 찾고자 한다면 그건 조금 더 깊어진 듯한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