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화. 친정(親征)을 준비하다 (1)

185화. 친정(親征)을 준비하다 (1)

증살의 콧구멍에서 거의 김이 뿜어져 나올 만큼 분노로 씩씩거렸다. 그의 소매 안으로 힘줄이 울룩불룩 튀어나오도록 불끈 쥔 주먹이 살짝 엿보였다. 증살의 곁에 앉아 있는 대나무 줄기처럼 빼빼 마른 도신(陶愼)이 화가 난 표정으로 일어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참으로 무례하기 그지없군요.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전할 말이 있어서요. 잔치를 베풀어 손님을 접대하기는커녕 여기서 그저 기약 없이 기다리게 하고, 심지어 온갖 모욕까지 주는군요. 보아하니 당신들 역시 우리가 가져온 금국의 서신을 들을 마음이 없는 것 같소. 그렇다면…….”

도신은 뒤의 말도 끝맺지 않고 소매를 펄럭 휘두르며 자리를 떠나려 했다.

엽연교 등은 그저 냉담하게 방관할 뿐, 조금도 그들을 만류할 뜻이 없어 보였다.

도신은 몸을 돌려 한 걸음 한 걸음 입구를 향해 나아갔다. 문에 다다른 그는 더 이상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문 앞에 그대로 서서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는 염국의 사람들이 분명 금국이 보내온 서신을 신경 쓰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그가 이렇게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 것은 그저 기세를 되찾고 체면을 차리기 위해 벌인 도발에 불과했다. 엽연교와 다른 이들이 이처럼 완전히 무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