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화. 음주 (3)
사릉고홍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당염원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부드럽고 그윽했다. 얼핏 자신이 아주 좋아하는 물건을 바라보며 득의양양해하는 아이의 모습 같기도 했다.
기분이 좋아진 사릉고홍이 손을 뻗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당염원의 귀를 가볍게 매만졌다.
당염원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그녀의 속눈썹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그를 향해 눈을 흘기며 진지하게 말했다.
“고홍, 주도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건 허락할 수…….”
그런데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릉고홍이 무고한 표정을 지으며 작게 속삭였다.
“원아, 나는 당신에게 주도적으로 입 맞추지 않았소.”
그는 확실히 주도적으로 그녀에게 입 맞추지 않았다. 그저 손가락으로 그녀의 귀를 매만졌을 뿐이었다.
그런 동작에도 예민한 그녀의 몸은 뻣뻣하게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