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3화. 오히려 곤경에 처하다 (2)
당염원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혁연정과 눈을 맞추며 아무런 표정도 없던 사릉고홍의 얼굴에 약간의 따스한 변화가 일었다.
옆에 있던 보보가 하하 웃으면서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발견한 듯 말했다.
“아빵이 잘못 말했어요. 이곳에선 일반적으로 집의 땅문서를 땅문서라고 말하지 않아요. 부동산 매매 계약서라고 해야죠!”
사릉고홍은 보보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지적한 것을 탓하지 않았다. 어쨌든 당염원의 웃음을 볼 수 있었으니 무슨 불만이 있었겠는가?
이 모녀를 보자 혁연정도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눈동자도 환하게 빛났다.
어이! 이놈아.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굴면서 이 몸이 네게 집을 넘기길 바란다고?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가 줄 수야 있나?
혁연정이 정색하며 말했다.
“사릉 선생께서 잘못 생각하신 것 같군요. 이곳은 군의 재산이라 땅이나 부동산을 매매할 수 없소이다. 내가 당신에게 팔 수 있는 건 사용권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