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화. 설월호족 수미 (1)
사릉고홍이 갑자기 그녀의 입술을 향해 몸을 기울여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귓가로 옮겨갔다. 따뜻하고 습한 숨결과 함께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불에 닿았다.
“원아, 만족하지 못했소. 나는 만족하지 못하오. 당신과 함께 있으면 그 시간이 얼마나 길든 나는 만족할 수 없을 것이오.”
그 말을 들은 당염원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그녀의 말투는 그보다 더 진지했다.
“당신은 만족할 줄 알아야 해요!”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이어진 행위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보다 더더욱 오래 해야만 만족할 수 있다면 나는 침상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것 아닌가!
막 가라앉았던 사릉고홍의 웃음소리가 이 말 때문에 다시 한번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가 한참 후에야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는 당염원을 꽉 끌어안은 손을 풀지 않은 채 당염원의 어깨에 턱을 올렸다. 살짝 아래로 드리운 그의 눈동자는 물처럼 부드러웠다. 곧 그녀의 귓가에서 탄식과 함께 작은 속삭임이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