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화. 고홍, 힘내요 (3)
연상미는 그의 눈빛에 깜짝 놀라 공손한 얼굴이 되어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건곤반 연무대 바다 위에 있는 궁근묵을 바라보았다.
이때 궁근묵의 모습은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옷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안색은 창백한 데다 머리는 산발이 되었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그의 오만한 기운을 손상시키지는 못했다.
사릉고홍의 무시무시한 법술을 마주했을 때 그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의아함이 스쳐 갔다. 그리고 사릉고홍이 펼친 법술이 자신이 아까 펼쳤던 법술과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사릉고홍의 법술은 자신의 것보다 그 정도가 훨씬 강했다.
이 대비가 일으킨 충격은 실로 적지 않았다. 그러나 궁근묵은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쉰 다음 입술을 꾹 닫은 채 침착하게 서 있었다. 물러설 생각도, 패배를 인정할 생각도 없는 게 분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