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화. 인위적인 교통사고 (1)
류교교의 상식대로라면 자신이 이렇게 신분을 밝힌 이상 사릉고홍 일행 역시 자신의 체면을 세워 주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잠시 기다렸지만 사릉고홍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당염원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가린 채 웃으며 사릉고홍을 향해 말했다.
“고홍은 정말이지 초봉인접(*招蜂引蝶: 꿀벌을 불러모이고 나비를 끌어 들임. 매력적인 사람을 뜻함)이에요.”
사릉고홍이 가볍게 웃었다.
얼굴을 활짝 펴고 환하게 웃을 때의 그의 눈동자는 물처럼 부드러워서 더없이 아름다웠다.
“원이가 거슬린다면 그냥 죽이겠소.”
말투가 너무나도 부드러웠기에 주변 사람들의 귀에는 이런 말도 그저 연인의 시시덕거림으로 들릴 뿐이었다.
당염원이 말했다.
“이곳에서는 사람을 죽이면 감옥에 가야 해요.”
“시신을 소멸시켜 흔적을 없애면 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