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탁상론

34화. 탁상론

“원아.”

사릉회인이 당염원을 불렀다.

“움……, 네.”

입안에 아직 씹어 넘기지 못한 음식이 들어 있어, 당염원은 양 볼이 불룩해진 채 엄숙한 표정으로 답했다.

“…….”

사릉회인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잠깐의 정적 뒤에 사릉회인의 깊은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

“며칠 전에 석안이가 독에 감염됐었는데, 네가 그런 것이냐?”

“아니요.”

당염원이 음식을 모두 삼키고 답했다.

사릉회인은 지금껏 이렇게 표정에 모든 것이 드러나는 사람을 처음 보았다. 심지어 거짓말을 하는 것까지 모두 보였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냉정한 얼굴을 했다. 중후하고 약간은 탁한 목소리가 더욱 낮게 깔리자 듣는 이들의 모골이 송연해졌다.

“석안이는 어렸을 때부터 고홍이와 소꿉동무였다. 원이 네가 고홍이 직접 고른 아내라면 석안이와도 자매처럼 잘 지내야지, 다치게 해서 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