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화. 당염원의 도겁(渡劫) (3)
진법 중앙에 있던 사릉고홍은 당염원의 허리를 안고 있던 두 팔을 풀고 옅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알겠어요.”
당염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눈을 초승달처럼 가늘게 구부리며 웃었다. 뒤이어 그녀는 진지하게 말했다.
“금방 나갈게요.”
사릉고홍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때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늘 이렇게 간단하고 한결같았다. 당염원과 사릉고홍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들 사이의 묵계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은 간단명료한 대화는 그들이 서로 약속한 것이다. 사릉고홍은 당염원이 해낼 것이라는 걸 알았고, 당염원 역시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굳게 믿었다. 당염원은 자신이 여기에서 나가면 가장 먼저 만날 사람이 사릉고홍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사릉고홍 역시 그녀가 가장 빠르고, 또 가장 태연한 자세로 자신의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