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화. 단약의 하사와 요수족 선조와의 대화 (1)
단약병이 하나씩 열리자 진한 약 향이 순식간에 대청 안을 채웠다. 요수들의 콧구멍으로 단약의 향기가 빨려 들어갔다. 짐승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도취된 표정이 선명했다.
한쪽에 있던 두자약이 콧방울을 움찔거리며 공기 중을 떠다니는 약 향을 들이마셨다. 이 약 향은 그 향이 조금 특이할 뿐, 좋은 냄새라거나 고약한 냄새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해도 도취감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꾸자 곧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화형단은 본래 요수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인간인 수선자들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이 오묘한 약 향도 당연히 인간 수선자의 취향에 맞추어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그러니 인간 수선자가 이 향에 아무런 끌림도 느끼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