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뱀굴에서 살아남다 (3)

47화. 뱀굴에서 살아남다 (3)

「느려.」

긴 창을 상대의 가슴을 향해 찌르던 전창전의 머릿속에 별안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잠깐 멈칫하는 사이 장검 하나가 그의 어깨를 찔렀다. 전창전은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자신을 지켜보며 서 있는 당염원을 보자 전창전은 어딘가 모르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뱀굴에서 오랫동안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진 터라 문득 들려온 목소리에 경계심이 일어 상대에게 공격할 틈을 내주고 말았다.

“입 벌리렴.”

당염원이 말했다.

당염원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격렬히 전투 중이던 전창전은 그녀의 말을 따라 입을 벌렸다. 그러자 무언가 날아와 그의 입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은 맛을 채 느끼기도 전에 비장과 폐에 스며들었다. 전창전은 의심할 겨를도 없이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엄청난 기운을 느꼈다. 온몸에서 마치 끝없는 정력이 샘솟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