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화. 내가 직접 할게요 (3)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지만 저 멀리의 하늘에서 걸어오고 있는 세 사람과 한 마리의 뱀의 모습은 여전히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절색의 사내가 경국지색의 용모를 한 여인을 안고 있었다. 누구도 이 두 사람의 다정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깨뜨릴 수 없었다. 오히려 이 둘의 분위기가 주변을 물들이고 있었다. 똑같이 수수한 얇은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은 모두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그 나풀나풀한 움직임은 천하를 환하게 만들 지경이었다.
그 순간, 마치 세상이 고요한 그림으로 변한 것 같았다.
“당염원, 사릉고홍.”
번언의 온화하던 눈동자는 이미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가 가볍게 탄식하며 말했다.
“난 저들의 상대가 되지 못해.”
그 말을 들은 주선이 웃으며 말했다.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를 인정하다니, 자네답지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