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화. 단 한 사람을 위해 천하를 등지다 (7)
“사릉고홍, 당염원을 위해서 정말 애를 많이 썼구나.”
궁근묵의 눈빛은 복잡했다.
이는 완전히 한때 연적이었던 입장에서 나온 말이었다.
실력에서나 전투에서나 그는 늘 패배했다. 심지어 애정 방면에서도 사릉고홍을 이길 수 없었다.
자상함과 총애, 당염원을 위한 배려, 그 모든 면에서 그는 자신이 사릉고홍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의 안전을 위해서 너는 이 모든 걸 계획했어. 백성들의 안위는 전혀 돌보지 않은 채 말이야.”
선원과 마역 대륙이 맞은 참혹한 결말이 사릉고홍 혼자 빚어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그였다.
사릉고홍의 눈동자는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노을빛처럼 부드럽고 보는 사람을 깊이 빠져들게 할 만큼 심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