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화. 즉위 이후
그렇게 모두 한참 떠들썩하게 잔치를 즐겼고, 주 노야는 거나하게 술에 취했다. 양군유는 하인을 시켜 그를 부축해 방으로 데리고 돌아가라고 명한 뒤, 살짝 취해 있는 제경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너도 그리 쉬운 애는 아니었구나.”
제경은 덤덤히 그녀를 쓱 훑어봤다. 양군유는 토번에서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더욱 우아한 자태가 넘치고 있었다. 그는 자조하듯 말했다.
“어디 이낭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양군유가 말했다.
“도중에 제완을 붙잡았던데?”
“그게 이낭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제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금방이라도 죄책감에 파묻힐 것 같은 그 표정은 설마 그 여자 때문인 것이냐?”
양군유가 웃으며 묻자, 제경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
“그 여자는 이미 구해내지 않았습니까?”
양군유는 까르르 웃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