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감동
제완은 육 씨의 처소에서 돌아오고 나서야 제여가 보낸 편지를 품속에서 꺼냈다. 사실 굳이 뜯어서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제여가 뭐라 적었을지 훤히 다 보이는 것 같았다. 시종 그 누구보다도 한없이 나긋한 말투로 재잘대던 제여가 허둥지둥 이 편지를 적었을 걸 상상하니, 제완은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그녀와 제여는 아마도 태어나면서부터 서로 맞지 않는 성격인 듯했다. 지금까지도 두 사람은 물과 기름처럼 도통 섞이지를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제완이 적녀라는 신분이 없어서 제여를 누를 수 없었다면, 제완 역시 다른 서출 여동생들이 그러하듯 제여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고자질조차 감히 하지 못하는 그런 하루하루를 보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제완은 마치 제여의 강렬한 원념이 들이닥치는 것만 같은 얇디얇은 서신을 펼쳐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