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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화. 밀서

232화. 밀서

관랑은 영월을 경도로 바래다주며, 스스로에게 마음이 약해져선 안 된다는 말을 거듭 되뇌었다. 그는 그저 강호인일 뿐이고, 영월은 존귀한 군주의 신분이었으니, 그들에게는 절대 함께할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엔 왜 그렇게 많은 아쉬움이 존재하겠는가.

가질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영원히 잊지 않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보름 남짓한 여정 동안 마음껏 그녀를 아껴주었다. 그녀가 하는 것은 뭐든 같이 했고, 가고 싶다는 곳에 함께 갔다. 그렇게 그는 영월 군주의 화난 얼굴도, 웃는 얼굴도 전부 가슴 깊이 새겼다. 이렇게 해야만 그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녀를 궁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영월 역시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미래에 대해선 아무 말 없이 오로지 눈앞에 있는 현재만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