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화. 단념하지 못한
육황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든 황제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조언옥에게 혼인을 사사하거라. 아언(雅言) 군주를 공주로 봉한 뒤, 조언옥의 배필로 허하거라.”
황제가 불쑥 다시 입을 뗐다.
황제는 매우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조언옥은 이미 혼인을 했습니다.”
육황자가 말했다.
“제완을 그의 부인의 자리에서 내쫓거라. 정조를 잃은 여인이 어찌 조언옥의 짝으로 적합할 수 있겠느냐?”
황제가 말했고, 육황자는 마음이 아렸다. 그는 그 누구든 제완에 관해 이렇게 얘기하는 걸 원치 않았으며 가장 경애하는 부황이라도 참을 수 없었다.
“부황, 제완은 정조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녀가 정말로 탑상의 수중에 있을 때 무슨 일을 당했다면, 그것은 소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소자가 그날 제완을 지키지 못해 그 간사한 자의 손에 떨어지게 됐던 것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