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화. 이게 정말 우리 이낭이라고?
그리고 이튿날, 사시(*巳時: 오전 9시에서 11시)가 되기 전, 제여가 도착했다.
제완은 육 씨의 옆에서 아주 평온한 얼굴로 미소를 머금고, 제여가 하죽에게 안내를 받아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제여는 한 달 정도 별장에 쫓겨나 있었을 뿐인데, 아주 많이 변한 것 같았다. 몸이 홀쭉해졌을 뿐 아니라, 기세등등하던 본래의 성질도 많이 삼가고 있는 게, 완전히 의기소침해 보였다.
“어머님께 인사 올립니다.”
제여는 육 씨에게서부터 세 발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정면으로 육 씨를 마주 보며 매우 정중히 예를 갖췄다. 마치 그녀의 눈에 오로지 육 씨만 보이는 것 같았다.
육 씨는 그런 제여를 바라보며 온화하게 웃어 보였다.
“일어나거라. 별장에서 지내는 동안 고생 많았다.”
제여는 무릎 꿇은 채로 이마를 땅에 대고 마음을 다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