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화. 흠희(欽曦)
양군유는 벌써 한참 방 안에서 소리치며 난리를 피우고 있었고, 물건이란 물건은 죄다 내던져 깨 버린 상태였다. 그러나 밖에 있는 어멈들은 유유자적하게 차를 마시고 해바라기씨를 까먹는 데에만 집중하며 양군유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날 내보내 줘!”
양군유는 이미 목소리가 다 갈라져 있었다.
밖에 서서 잠시 가만히 듣고 있던 제경은 나직한 목소리로 두 어멈에게 말했다.
“양 이낭과 할 얘기가 있다.”
두 어멈은 모두 주 부인의 심복으로, 주 부인이 이 양자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잘 보이려고 두말없이 서둘러 제경을 들여보내 줬다.
양군유는 제경의 목소리를 듣고는 곧장 소리쳤다.
“제경, 날 얼른 여기서 꺼내다오!”
“아직도 포기를 안 했습니까? 당신이 제완의 상대가 된다고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