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화. 밀실 안의 은자
“악 씨, 대체 네 정체가 무엇이냐?”
조언옥이 사늘한 눈으로 그를 주시하며 말했다. 악 씨는 틀림없이 당시의 해적과 관련 있는 사람이었다.
“날 찢어 죽이든 찔러 죽이든 맘대로 하거라. 난 그 어떤 것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악 씨가 피하지 않고 꼿꼿이 서서 말하자, 조언옥은 조롱 섞인 냉소를 지어 보였다.
“참으로 기개가 넘치는 말이구나. 그러나 기개라는 것은 때로 오해를 사기 십상이지. 악 씨, 당신은 굳이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었다.”
조언옥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온 부기우와는 달랐다. 그는 그저 은자와 배후의 인물을 찾아내면 그만이었다.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부기우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조언옥이 이제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던 부기우는 그저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부 도위, 이자는 도위께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