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흠씬 패주다
날뛰던 말이 현장에서 옮겨지고 난 뒤, 그제야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너무나도 놀란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호강만 누리며 자란 귀하디귀한 이 공자들이 어디서 이런 장면을 겪어 보았겠는가. 그들은 다들 당장 집에 돌아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안신약(安神藥) 한 사발을 들이켜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훈장은 조금 전 날뛰던 말 때문에 시합장 이곳저곳이 적잖이 훼손된 것을 보고는 이번 시합을 이후로 미뤄 다시 거행하겠다고 선포하였다.
“훈장님, 저희는 나머지 시합을 바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기마술을 이어서 진행할 순 없겠지만, 무술 시합은 전혀 문제없습니다.”
조언옥이 오 세자를 향해 있던 시선을 거두고는 침착한 얼굴로 한 훈장을 바라봤다.
“조언옥, 괜한 억지 부리지 마. 그렇게 다친 마당에 어떻게 시합을 이어나가겠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