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온갖 계략들이 가득 찬 여우
뒷산에는 못해도 십몇 묘(*약 2,000평 이상)는 될 법한 엄청난 크기의 도원(桃園)이 있었는데, 그 앞쪽엔 널찍한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완 낭자!”
그때 멀지 않은 전방에서 누군가가 아주 밝은 목소리로 제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수많은 젊은 남녀들이 이 광활한 잔디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그 숫자가 만만치 않은 탓에 제완은 저 가운데에 에워싸인 사람들이 누군지는 볼 수가 없었지만, 과녁 몇 개는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왔다.
제완을 부른 건 다름 아닌 사숙정으로, 그녀의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제완이 이전에 만났던 그 몇몇 가문의 숙녀들이었다. 그러니 사숙정과 시종 옥신각신하는 오영도 당연히 그 자리에 있었다.
제완은 류당과 함께 그쪽으로 걸어갔다.
“완 낭자, 낭자도 시합을 보러 오셨어요? 얼른 오세요. 이제 곧 시작해요. 첫 번째 시합은 궁술이고, 두 번째는 기마술, 그리고 세 번째는 무술 경합이래요…….”